본문 바로가기
함께 읽고 나누는 책 이야기/딸과의 독서모임

[엄마와 딸의 독서모임] ① 『주머니 속의 고래』 리뷰

by 책밥맘 2025. 4. 14.

📚 딸과 함께한 첫 독서모임 –  이금이 작가의『주머니 속의 고래』

얼마 전, 딸과 딸의 지인 언니, 그리고 저.
이렇게 셋이 함께 첫 독서모임을 가졌습니다.

처음이라 조금은 어색하고 서툴렀지만, 두 주 전부터 책을 미리 빌려 읽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어요. 『주머니 속의 고래』는 그런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참 좋은 책이었습니다.

청소년 소설이지만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히 공감이 되고, 이야기의 흐름에 빠져들게 되는 매력이 있더라고요. 책을 덮자마자 ‘정말 괜찮은 책을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이금이 작가님의 따뜻한 이야기

이번에 처음 만나본 이금이 작가님의 작품이었는데, 글이 정말 좋았습니다.
어쩜 이렇게 사람 마음을 헤아리는 문장으로 이야기를 풀어내시는지…

청소년뿐 아니라 어른들도 깊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였어요.
책 속에는 주옥같은 표현들이 자주 등장해서, 마음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읽고 나니 자연스럽게 작가님의 다른 책이 궁금해졌어요.
『유진과 유진』이라는 두 번째 소설도 꼭 읽어보고 싶고, 익히 들어본 『알로하, 나의 엄마들』도 이금이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걸 알고 더 반가웠습니다.

좋은 책을 만난 기쁨은 늘 또 다른 책으로 이어지는 것 같아요.


🐋 『주머니 속의 고래』 속 아이들 이야기

이 책에는 네 명의 청소년 – 민기, 연호, 준형, 준희가 등장합니다.
각자의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현실적이고 뭉클했어요.

누군가는 꿈을 향해 나아가지만, 누군가는 환경 때문에 꿈조차 제대로 꾸지 못합니다.
그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특히 ‘연호’라는 인물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눈이 먼 증조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가정환경 조사서를 쓸 때마다 괴로워하는 모습은 제 학창시절 기억과도 닿아 있었습니다.
저도 어릴 적, 부모님의 직업과 학력을 적어야 할 때마다 괜히 움츠러들곤 했거든요.

하지만 연호는 제가 겪어보지 못한 아픔을 감내하며 묵묵히 성장해 나갑니다.
곰팡내와 하수구 냄새가 섞여 있는 지하방으로 이사할 때는 그 암담한 감정이 그대로 전해져 와서 저도 같이 울적해졌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이 따뜻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 아이들 곁에 따뜻한 어른이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 나도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다

책을 덮고 나서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았습니다.
‘나는 과연 괜찮은 어른이었던가?’

사실 그동안은 제 몸 하나 건사하기도 벅차고, 가정을 지키는 것도 버거운 나날이었지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괜찮은 어른’으로 살아가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금 더 살펴보고, 더 다가가주고, 손을 내밀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졌어요.


🌼 딸들과 함께한 소중한 시간

첫 독서모임이라 딸들과 지인 언니도 처음에는 조금 어려워했어요.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것이 서툴고 어색했지만, 분명 점점 나아질 거라 기대합니다.

아이들 덕분에 좋은 책을 만났고, 좋은 작가님도 알게 되었어요.
이런 소중한 인연과 만남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길 바랍니다.

책 한 권이 세 사람의 마음을 잇고, 세대를 잇고, 삶을 돌아보게 해준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