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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읽고 나누는 책 이야기/딸과의 독서모임

[엄마와 딸의 독서모임] 2. 『순례주택』, 우리가 사는 곳에 대하여

by 책밥맘 2025. 4. 21.
딸들과 함께 읽은 따뜻한 청소년 소설, 집과 삶, 그리고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시선!

 

📖 함께 읽은 책

  • 순례주택
  • 지은이: 유은실
  • 출판사: 문학동네
  • 발매일: 2022.03.25.

🌿 딸들과 함께 한 독서모임 책 "순례주택"

딸과 함께하는 독서모임으로 "순례주택"을 읽었습니다. 마침 딸의 지인 언니가 중학교에 입학하며 학교에서 권장도서로 이 책을 안내받았다고 해서 딸과 딸의 지인 언니, 엄마들도 함께 했어요.

‘순례주택’이라는 제목과 벽돌을 연상케 하는 표지 디자인이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언젠가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어보고 싶다는 제 소망, 그리고 직접 집을 짓고 살아보고 싶다는 오랜 바람이 이 책과 자연스럽게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 딸들과 나눈 이야기들

책을 읽으며 딸들과 나눈 대화는 어느 때보다 깊고 의미 있었습니다.

📌 “생활 지능이 높은 사람”이라는 표현에 딸아이는 유독 반응이 컸습니다.
“엄마, 저는 혼자서 한 달은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말에 웃음이 났지만, 동시에 마음 한켠이 든든해졌습니다. 단순히 살아남는 능력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법까지 배워가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 “수림이는 진짜 멋있어요. 언니보다 훨씬 똑똑한 것 같아요.”
언니 미림이보다 현실적이고 따뜻한 수림이의 태도에, 딸은 진정한 어른다움이 무엇인지 느낀 듯했습니다.

📌 “순례 씨처럼 살고 싶어요.”
더 가지려 하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며 살아가는 순례 씨의 모습은 딸의 마음에도 깊은 인상을 남긴 것 같습니다.
“엄마, 저도 나중에 집을 짓게 된다면, 이웃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요.”

등장인물들이 우리의 삶과 닮아 있어서였을까요. 아이도 저도 자연스럽게 삶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었습니다.


🏘 집, 그리고 이웃이라는 존재

책 속 ‘순례주택’은 단순한 거처가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로 채워지는 특별한 공간이었습니다.
건물주인 순례 씨는 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하게 공간을 내어주고, 그 안에서는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나름의 규칙이 존재합니다. 서로의 영역을 지키면서도 부족함을 메워주는 따뜻한 공동체의 모습이 참 인상 깊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제가 살아온 집들과 이웃들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 어릴 적 살았던 시골 마을엔 여덟 가구가 함께 지냈습니다. 친척도 있었고, 친구도 함께 자라던 동네였기에 이웃들과 정을 나누며 살았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 결혼 후 처음 살았던 단독주택 앞에는 치킨집, 세탁소, 약탕집이 있었는데, 세 가게 아주머니들이 매일 함께 시간을 보내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 이후엔 작은 빌라로 이사했는데, 그곳에서도 이웃들과 모여 빌라 주변을 함께 정리하고 소통하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 지금은 신도시 아파트에서 이웃과의 교류 없이 지내고 있지만, 가끔은 그 시절의 정 많던 이웃들이 그리워지곤 합니다.

책을 통해 ‘이웃과 함께 사는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좋은 삶이란 좋은 이웃과 함께하는 것 아닐까요?


🌱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책 속 순례 씨는 수림이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수림아, 어떤 사람이 어른인지 아니?”
“자기 힘으로 살아보려고 애쓰는 사람이야.” (p.53)

짧지만 깊이 있는 이 문장은, 아이에게도 저에게도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건, 타인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삶을 이끌어가며 동시에 이웃과도 따뜻하게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겠지요.


💌 우리 가족의 한 줄 평

👧 딸: “수림이처럼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 엄마: “순례 씨처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따뜻함을 실천하며 살고 싶습니다.”


📌 마무리하며

함께 독서모임을 하는 딸의 친구 가족은 이 책을 아빠, 엄마, 딸이 돌아가며 한 페이지씩 소리 내어 읽었다고 하더군요. 가족이 함께 책을 통해 감정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건, 참 소중하고 따뜻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좋은 책은 좋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순례주택’은 우리 가족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뿐만 아니라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를 고민하게 해준 특별한 책이었습니다.